공간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엑스포주제관과 한의학박물관, 약초테마공원이 자리한 구역은 엑스포 주요 행사가 열린 장소다. 체험 학습을 겸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추천한다. 남쪽은 한방기체험장과 한방자연휴양림 그리고 동의본가로 나뉜다. 한방기체험장은 귀감석, 석경 등이 있는 동의보감촌의 명당이다. 동의본가는 한방 진료와 장수 비결 체험 등을 겸한다. 세 구역을 오가는 길목에 허준순례길, 사슴목장, 해부동굴 등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 좀더 효율적인 《동의보감》 여행을 원할 때는 힐링아카데미(힐링캠프)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힐링아카데미는 체류형과 당일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체류형은 당일부터 2박 3일 일정까지 예약 진행한다. 20~30명 단체 여행객이 주요 대상이다. 앞서 말한 세 구역을 오가며 기혈 순환 체조, 동의보감촌 탐방, 동의본가 한방 체험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한방기체험장은 동의보감촌 맨 위쪽에 자리 잡아 기가 좋은 장소다. 기천문 정면의 동의전을 중심으로 전각전, 동의약선관 등이 주변에 있다.

동의전은 2층 전각으로 기혈 순환 체조는 1층에서 체험한다. 기와 혈의 순환을 이해하고, 가벼운 체조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과정이다. 2층은 한방 온열 체험, 한방 티 테라피 체험 장소다. 기혈 순환 체조에 비해 정적인 내용으로 지리산 약초를 우린 차를 마시며 마음을 다스리고, 온열 베드와 알방석에서 온열 체험을 하며 긴장을 푼다. 몸을 안팎으로 덥혀 기혈 순환을 도모한다.

좋은 기를 받고 싶으면 야외로 걸음을 옮긴다. 귀감석과 석경, 복석정 식수대의 삼석(三石)은 한방기체험장의 보물이다. 힐링아카데미와 상관없이 동의보감촌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다녀가는 명당이다.

동의전 뒤편에 있는 귀감석은 무게가 127t에 달하는 바위로, 세상의 좋은 일이 모두 적혀 있다. 거북〔龜〕 등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으로, 여기 손이나 몸을 대서 기를 받는다. 귀감석의 기를 받고 소원을 이루거나 승진한 유명인이 많다. 귀감석에 몸을 대면 묵직한 기운이 구석구석 스민다.

귀감석 위쪽 기슭에는 석경(石鏡)이 있다. 무게 60t의 돌 거울로, 우주 만물의 이치를 적은 천부경 81자를 새겼다. 석경은 동쪽을 향하고 있어 일출의 기운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석경의 돌뿌리에 머리를 대면 해의 기운이 전해진다. 기천문 오른쪽 복석정에는 거대한 바위 하나가 누워 있다. 복을 담는 그릇이라는 뜻으로, 바위 위에 동전을 세우고 복을 기원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동의전에서 나오면 본격적으로 동의보감촌 탐방에 나선다. 야외에 자리한 한방테마공원과 약초테마공원, 한의학박물관 등을 돌아본다. 한방테마공원은 한의학의 기원을 표현한 단군신화의 호랑이와 곰, 십이지신상이 자리한다. 약초테마공원은 지리산에서 나는 다양한 약초를 살펴볼 수 있고, 계절에 따라 꽃도 화려하게 핀다.

한의학박물관은 《동의보감》에 대해 알아보는 1층 동의보감관과 한방 치료를 체험하는 2층 한방체험관으로 구성된다. 2층 한방둘레길-한방가정클리닉은 두뇌와 키가 성장하는 쑥쑥 한방법, S라인과 V라인을 만드는 날씬 한방법 등 생활 속 건강 실천 사항을 일러준다. 한의학박물관 2층 야외는 엑스포주제관 쪽으로 펼쳐진 경관이 일품이다.

힐링아카데미 마지막 코스는 동의본가 한방 체험으로, 동의보감촌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 동의본가에서는 장수 비결 체험, 약첩 만들기, 약초 스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장수 비결 체험은 《동의보감》에 소개한 장수 비법에서 차용했다. 직접 약초를 골라 베개에 넣고, 왕뜸을 뜨며 누워서 쉰다. 수면을 겸해도 무방하다. 잠깐 졸고 나면 한결 상쾌하다. 약초 향기 주머니나 약첩을 만드는 체험도 재미나다. 약초 향기 주머니는 숙면이나 비염 등에 좋은 한약재를 처방받아 복주머니에 담는다. 약첩 만들기는 십전대보탕이나 쌍화탕 등의 약재를 약첩으로 싸보는 체험이다.

모든 체험은 한의사나 한의학 전문가가 진행하며, 체험한 약첩이나 약초 향기 주머니는 집으로 가져가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약초 스파는 약초 입욕제를 넣은 스파 1동에서 동반 5인이 같이 체험한다. 한옥 실내에 욕조가 있어 특별하다. 진료도 가능하다.

힐링아카데미는 일정에 따라 인문학 특강, 오곡 현미빵 만들기, 힐링 마사지, 별빛음악회 등 세부 프로그램이 추가된다. 점심도 동의보감촌의 특징을 살려 인근 식당에서 약초산삼비빔밥, 약초와버섯샤브샤브 등으로 보양한다. 개인이 방문할 경우, 이 프로그램을 공간 단위에 따라 개별 체험한다. 단 기혈 순환 체조는 무료로, 주말에만 가능하다. 물론 허준순례길, 약초테마공원, 산청약초관 등을 느리게 걷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지리산이 전하는 자연의 기를 듬뿍 받으며 '자연이 명의'라는 말을 실감한다. 직접 약초를 구매하는 건 어떨까? 엑스포주제관 앞에 동의보감촌매장, 경남생약농협약초판매장 등이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시골 장터를 겸해, 인근 금서면 주민이 지역 농․특산물을 판매한다.

산청에는 남사예담촌도 잘 알려졌다. 남사예담촌은 한국에서가장아름다운마을연합회가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다. 최씨고가, 이씨고가, 사양정사 등 고풍스런 문화재 가옥이 반기고, 그 사이로 옛 담장이 길을 열며 그윽한 정취를 더한다. 이씨고가 앞 돌담 양쪽에는 300년 된 회화나무 두 그루가 춤을 추듯 교차하며 자란다.

황매산 철쭉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해마다 5월이면 황매산을 연분홍으로 물들인다. 동의보감촌 한방자연휴양림이나 산청한방콘도 등에 묵으며 산 좋고 물 맑은 산청을 누려볼 일이다.